민동식 기자
고용노동부는 산재보험 제도 특정감사 및 노무법인 점검을 통해 노무법인 등을 매개로 한 산재카르텔 의심 정황 및 각종 부정 사례를 적발하여 수사의뢰, 환수 등 모든 행정적 수단을 동원해 강력한 조치를 취했다고 발표했다.
고용부에 따르면 산재브로커(사무장) 개입이 의심되는 일부 노무법인은 의료법을 위반하여 진단비용 대납, 각종 편의 제공 등을 통해 환자를 특정병원에 소개·유인하고, 이러한 영업행위를 통해 기업형으로 연 100여 건의 사건을 수임하여 환자가 받을 산재보상금의 최대 30%까지 지급받았다.
또한, 노무사나 변호사가 업무처리를 직접 수행하지 않고 사무장이 산재보상 전 과정을 처리한 후 수임료도 사무장 통장으로 수수하기도 했다.
고용노동부는 산재보험을 좀먹는 부조리를 원천 차단할 수 있도록 구조적 문제에도 강력히 제도 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선 추정의 원칙 관련 위임근거를 정비하고, 일명 나이롱환자에 대하여는 표준요양기간 등을 통해 통제를 강화하며, 방만한 병원 운영 등 혁신이 부족한 공단에 대해서는 조직진단 등을 통해 본연의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이정식 장관은 브리핑을 통해 “이번 감사에서 밝혀진 사항들에 대하여는 수사기관과 적극 협조하여 산재카르텔과 같은 부조리가 다시는 발붙일 수 없도록 엄정히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정식 장관은 “이러한 과제들은 지난 1월 30일 발족한 ‘산재보상 제도개선 TF’를 통해 다방면의 외부 전문가들과 깊이 있게 개선방안을 논의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산재보험 제도가 진정 산재로 고통받는 근로자에게 치료와 재활을 통해 직장으로 복귀하는데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철저히 관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고용노동부의 이같은 발표에 대해 노동계는 강력 반발했다.
한꾸노총은 성명서를 통해 “노동부가 발표한 최근 산재 승인건수만 비교하더라도 0.3% 수준에 불과하며, 보험급여지출액과 비춰봐도 극히 일부에 해당된다”며 “부정수급은 철저히 조사하고 걸러내는 것이 맞지만, 과연 이 정도를 가지고 산재 카르텔이라고 주장할 만한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제도의 현장 작동성 강화와 실효성 제고를 위해 적용 범위를 확대해도 모자랄 판국에 제도 전반을 역으로 재검토하는 것은 노동자를 산재로부터 보호할 의지가 없다는 것을 표명한 것과 같다”면서 “작년 특정감사 중간결과에서 언급된 근골 추정의 원칙 제도의 현장조사 생략에 따른 산재판정의 공정성 문제도 현재 추정의 원칙 적용 건의 약 70% 이상이 현장조사를 거치고 있어, 노동부의 주장에는 신빙성이 매우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한국노총은 또 “노동부는 실체가 있다 말하기도 민망한 근거없는 산재 카르텔 발굴에 쓸데없이 인력과 예산을 허비하지 말고 산재 처리지연으로 제대로 된 치료조차 받지 못하고 병마에 시달리는 노동자, 산재판정 결과를 기다리다 목숨을 잃는 노동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실질적인 제도개선과 지원방안 마련에 모든 역량을 쏟아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산업재해로 고통받는 산재환자들과 산재 유가족들의 절박한 심정을 경청하여 산재 노동자의 신속한 치료와 보상, 산재환자의 원활한 직업 복귀를 위한 실질적인 제도개선 방안을 즉각 마련하는 것이 노동부가 힘써야 한다”고 주문했다.
민주노총은 “노동부는 여전히 일부 사례를 내세워 전체를 호도하며 감사결과와는 무관한 산재보상 제도 개악 추진을 발표했다”면서 “경영계 소원 수리를 위해 산재 피해자를 모욕하면서까지 산재보험 제도 개악을 추진하는 노동부를 다시 한번 규탄하며 산재보험 제도 개악 중단을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했다.
민주노총은 이번 고용노동부의 조사 결과 발표와 관련, ▲일부 노무법인의 사례로 마치 산재 부당신청이 빈발하는 것처럼 호도 ▲매년 발생하고 처리해 왔던 부정수급의 문제를 일부 극단적 사례를 들어 산재 노동자 전체 모욕 ▲감사 결과와는 무관하게 경영계에서 주장한 산재보험 제도 개악 추진 발표 ▲개별 노동자의 조건, 질병별 특성이 다양한 산재 치료에 ‘표준 요양기간’을 설정한다는 것 자체의 문제점 등을 4가지 문제점을 제시했다.
민주노총은 “많은 노동자들이 일하다 발생한 직업병을 산재로 신청 보상받지 못하고 있으며, 직업병을 치료하면서 본인 스스로 입증하고, 산재 처리의 각 단계마다 공단을 일일이 쫓아 다니면서 설명하고, 치료가 충분치 않아 업무에 복귀하지 못할 상황에서도 강제로 치료 종결되는 사례가 차고 넘친다”면서 “실체도 없는 산재 카르텔로 산재 노동자 전체를 모욕하고, 산재보상 진단과 치료 업무를 하는 노동자 전체를 비리 집단으로 매도하는 행위와 산재보험 제도 개악 추진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근로복지공단(이사장 박종길)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지적된 산재보험 부정수급 등 보험운영 관리 미흡에 대한 지적과 이번에 발표된 고용노동부 특별감사 결과에 따른 산재보험 운영의 투명성·공정성을 제고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먼저, 부정수급 근절을 위하여 이사장이 직접 단장을 맡고 7개 권역별 지역본부장이 팀장을 맡는 ‘부정수급 근절 특별 TF’를 구성해 무기한 가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TF에서는 부정수급 사례가 많은 유형을 상병별, 지역별, 업종별로 분석・추출하여 기획조사 하고 검찰, 고용노동부 등 관련 부처와 합동으로 불법 브로커 및 사무장 병원 등에 대한 조사도 진행할 계획이다.
또한, 부정수급 신고 활성화를 위해 공단 대표전화를 통한 신고와 함께 지역본부별로 신고센터를 확대 운영하고, 포상금 제도 및 부정수급 적발 사례에 대하여 적극적으로 홍보도 실시할 계획이다.
아울러 형사고발 대상 확대 등 부정수급에 대한 처벌 및 배액 징수 등 불법·부당 수급액에 대한 환수도 강화하며, 매월 이행성과를 점검하고 분기별로 추진실적과 주요 사례를 공개할 예정이다.
이와 동시에 산재보험 업무처리의 공정성과 효율성 제고를 위해 ‘산재보험 운영 개선 추진단(TF)’을 발족한다.
이 추진단은 고용노동부의 ‘산재보험 제도개선 TF’와 연계해 산재보험 운영상의 공정성・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한 방안을 검토하게 되며, 객관성·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단장인 이사장을 제외하고는 모두 외부 전문가로 위원을 구성한다.
이를 통해 도출된 개선 방안들이 효과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조직개편 및 성과평가 체계도 마련할 예정이다.
박종길 이사장은 “이번 특별대책을 통해 산재보험의 사각지대와 사중손실을 동시에 해소하고 단순보상보다는 재활을 통하여 직장복귀로 이어지는 선순환 사회서비스로서의 산재보험제도”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